👋 Hi 님, 12월에 보낸 질문 <새로운 분기에 혹시 더 담겼으면 하는 주제>를 기억하시나요? 이번 음파는 구독자님께서 보내주신 답장 중 ‘오랜 시간 꿋꿋이 역사를 써온 가게’라는 주제를 다뤄보려고 해요. |
|
|
➊ Peter Pan Donut & Pastry Shop — 그린포인트 |
|
|
😈 코스모: 이 주제를 듣고 미미님께서 “피터팬 도넛!”을 외쳐주셨는데, 이곳은 어떤 가게 인가요?
🥸 미미: 1950년대에 문을 연 이 가게는 7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린포인트 주민들의 도넛을 책임져왔어요! 이 가게는 현재 도나 시아파카스(Donna Siafakas)씨가 운영하고 있는데, 그녀가 30년 전 가게를 인수하기 전까지는 그녀의 이모님이 가게를 운영하셨죠. 이 도넛 가게는 70년 동안 같은 도넛 레시피를 사용하고 모든 도넛을 여전히 손으로 만들고 있어요. 한국에서도 가끔 손맛이 좋다는 표현을 할 때가 있잖아요? 피터팬 도넛은 그런 가게인 것 같아요. 참, 2021년에 개봉한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서 젠다야가 아르바이트했던 장소기도 해서 한동안 명소가 되기도 했어요. |
|
|
😈 코스모: 이 가게는 어떻게 발견하셨는지 궁금해요!
🥸 미미: 동네 산책 중에 우연히 발견했어요 (새로운 가게는 주로 산책 중에 발견하는 편 😎). 도넛 맛이 궁금했는데 진열장이 텅 비어있는 거예요. 점원이 아쉬움이 가득한 표정으로 그걸 바라보고 있는 저를 보더니 남은 도넛을 싸주면서 맛보라고 했던 따뜻한 기억이 있어요. (웃음). 그다음 번에는 오픈 시간에 맞춰서 갔는데, 아침 식사를 해결하거나 도넛을 사려고 줄 서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어요. 그래서 도넛이 메인인 곳이지만, 아침용 에그 샌드위치나 베이글, 머핀 같은 페이스트리도 판다는 걸 알게 됐죠. 여름에는 도넛으로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도 만든다고 해요! |
|
|
😈 코스모: 와, 70년간 같은 레시피를 사용하다니, 그 꾸준함이 정말 대단하네요. 도넛 맛은 어땠어요?
🥸 미미: 도넛의 종류와 맛이 정말 다양해요. 원래는 한두 개만 맛볼 생각이었는데 사람들이 12개짜리 박스를 사 가는 걸 보고 저도 동참했어요. 맛이 특별하다기보다는 모든 도넛이 ‘기본’에 충실해요. 저는 너무 달지 않은 White Cream Coconut을 가장 좋아하는데요. 코코넛 크림이 단맛을 중화시켜 줘서 정말 맛있어요. 피터팬 도넛은 맛도 좋지만, 살인적인 뉴욕 물가에 비해 정말 저렴한 가격으로 판다는 점에서 더 많은 단골이 생기는 것 같아요. 도넛 하나가 $1.95 정도 하거든요 (보통 개당 $3~5 정도). 코스모님도 다음에 한번 드셔보세요!!
😈 코스모: 저는 도넛을 자주 먹는 편은 아니지만, White Cream Coconut은 한 번 먹어보고 싶어요 😋 지난 번 타코 집 이후로 미미님의 추천 맛집은 일단 다 저장해두고 있답니다. (흐뭇) 도넛 이야기를 하다 보니 예전에 살던 덤보에 있는 베이커리가 떠오르네요.
참고하세요! | 현금만 받고, 하루에 만드는 도넛 양이 정해져 있어서 늦게 가면 저처럼 텅 빈 진열장을 마주하게 될 거예요. 주말은 줄이 더 길어요. |
|
|
➋ Almondine Bakery — 덤보
🥸 미미: 단 음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코스모님이 베이커리를 소개하신다고 해서 놀랐어요!
😈 코스모: 아, 이곳은 덤보에 살 때 짝꿍이 데려간 곳이에요. 저는 단 음식을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여기 페이스트리는 흡입하듯이 먹게 되더라고요. 팬데믹이 한창일 때 덤보에 살았는데, 많은 가게가 문을 닫았고, 외식도 쉽지 않아서 집에서 요리하거나 배달 음식에 의존했었어요. 그때 일주일에 몇 번씩 알몬딘 베이커리 디저트로 저녁 식사 후 집에만 있는 우울함을 달래곤 했답니다.
🥸 미미: 저는 빵과 디저트를 너무 좋아해서 알몬딘 베이커리가 어떤 곳일지 벌써 기대돼요! 얼른 소개해 주세요. |
|
|
😈 코스모: 이곳은 피터팬 도넛보다 역사가 짧지만 2004년 부터 운영했으니, 벌써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동네 주민들에게 맛의 즐거움을 선사했네요! 프랑스인 제빵사 에르베 푸소(Herve Poussot)씨가 문을 열었고 현재는 일본인 아내와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뉴욕에 프렌치 베이커리가 참 많은데, 저는 작은 벽돌집에 위치한 알몬딘만의 친근하고 따듯한 느낌이 참 좋아요. 제빵사 에르베씨는 뉴욕에서 가장 맛있는 전통 프랑스식 베이커리를 만들고 싶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그 꿈을 이루신 것 같아요. 그리고 피터팬 도넛과 비슷하게 오랜 시간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모든 식품을 자체 생산하며 맛의 일관성을 유지해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디저트를 주로 샀지만, 매일 갓 구운 빵과 다양한 케이크도 판매해요. |
|
|
🥸 미미: 알몬딘의 다양한 디저트 중 여전히 기억나는 게 있나요?
😈 코스모: 그럼요. 한 입 먹으면 너무 달아서 포크를 내려놓고 싶은 전형적인 미국 페이스트리와 달리, 알몬딘 베이커리의 페이스트리는 섬세한 반죽과 깔끔하며 감칠맛 나는 단맛이 특징이에요. 파리의 여러 동네에 있는 베이커리에서 맛볼 수 있는 그런 맛이죠! 저는 특히 과일 타르트를 자주 먹었는데요. 살구나 배를 잘라 진한 커스터드 위에 올린 모양이 정말 예뻐요. 과일의 식감과 부드러운 커스터드, 섬세한 크러스트 반죽의 조화를 맛볼 수 있는 디저트에요. 지난 달에는 12월에만 만드는 Bûche de Noël*을 사서 크리스마스 저녁 디저트로 가져갔어요. 이 케이크는 달아서 많이 먹진 못했지만, 모양과 장식이 정말 귀여웠어요.
🥸 미미: 우와, 프랑스인 제빵사라니! 파리 여행을 갔을 때 빵과 디저트가 너무 맛있어서 식사 대신 먹었던 기억이 나요. 뉴욕에 돌아와서도 그 맛을 그리워하고 있었는데, 빵순이로서 안 가볼 수 없겠네요!
*Bûche de Noël은 전통적인 프랑스식 크리스마스 케이크인데, 얇은 스펀지케이크를 말아서 크리스마스 장식용 통나무처럼 만든 거예요. |
|
|
➌ Paisanos Butcher Shop — 보름힐
🥸 미미: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코스모님 동네에 있는 정육점이죠. 자주 가시나요?
😈 코스모: 네! 파이사노스 정육점(Paisanos Butcher Shop)은 제가 살고 있는 보름힐(Boerum Hill)에 있어요. 덤보와 달리, 이 동네가 좋은 점은 질 좋은 고기와 해산물을 살 수 있는 가게가 가까이 있다는 거예요. 이 정육점은 일 년 내내 동네 주민들 발길이 끊이지 않아요. 그래서 가끔 지인들을 우연히 만나기도 한답니다. 특히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과 같이 큰 휴일이 있을 때는 가게 밖까지 이어지는 긴 줄을 볼 수 있죠.
가게에 들어서면 붉은 조명 아래 왼쪽에는 유리로 된 냉장고기 진열대가 있고, 오른쪽에는 파스타 면부터 치즈, 야채, 소스 등을 파는 식료품이 진열돼 있어요. 진열장 위에는 햄과 소시지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죠. 고기를 주문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치열해요. 공간이 좁고 사람이 많기 때문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차례가 되면 빨리 원하는 고기 종류와 필요한 것들을 말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처음 갔을 때는 뭘 주문해야 할지 몰라 긴장하기도 했답니다. |
|
|
(C) Alan Chin for The New York Times |
|
|
🥸 미미: 동네 주민들의 식탁을 책임지는 믿을만한 정육점이 집 근처에 있다는 게 참 편리할 것 같아요. 이곳도 오랜 역사가 있나요?
😈 코스모: 처음 방문했을 때, 마치 옛날 미국 영화에 나올법한 인테리어를 보고 꽤 오래된 가게구나 싶었는데요. 알아보니 1960년대부터 가족이 대를 이어 운영해 온 곳이더라고요. 이곳이 오래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질 좋은 고기를 꾸준히 공급하며 동네 주민들과 신뢰를 쌓아온 덕분이 아닐까 싶어요. 이 정육점은 소고기부터 양고기, 돼지고기, 송아지 고기 등 다양한 종류의 고기와 부위를 취급해요. 옥수수로 살찌운 것이 아닌, 유기농 식단으로 목초 사육된 소고기를 판매한다는 것도 큰 장점이죠. 다른 육류도 품질이 좋고, 가격도 일반 마트보다 합리적이에요. 한 번은 한국식 갈비 양념을 한 소고기 갈비를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더라고요 🥹 |
|
|
🥸 미미: 코스모님이 주로 구입하시는 고기 종류가 궁금해요!
😈 코스모: 요즘엔 슬로우 쿠킹에 푹 빠져서 소나 양다리 살을 주로 구입하고 있어요. 타진이나 비프 부르기뇽 같은 스튜를 만들기 좋거든요. 작년부터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기’라는 목표를 세워서 식재료를 고르는 데 더 신중해졌어요. 예를 들어, 공장에서 만든 방부제가 첨가된 고추장과 전통 발효 고추장 사이에는 영양가에 차이가 있잖아요. 비슷하게, 육류나 해산물도 무엇을 먹고 어디서 자랐는지에 따라 영양가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육식 빈도를 줄이는 대신, 파이사노스에서 목초로 사육되거나 방목된 소나 돼지고기를 구입하고 있답니다. |
|
|
🥸 미미: 저도 식재료를 신중하게 구입하는 편이라 코스모님의 말에 동감해요. 같은 소고기라고 해도 목초를 먹고 자란 소와 항생제를 먹고 자란 소는 천차만별이니깐요. 저희 동네에는 이런 정육점이 없어 아쉽네요.
코스모님의 동네 보름힐은 특색있는 가게들이 많아 윌리엄스버그나 제가 사는 그린포인트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코스모님의 동네도 소개할게요! |
|
|
네 가지 디자인 카테고리별로 디자인 초안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첫 번째 카테고리 시안은 나왔지만, 나머지 카테고리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다음 음파에서 소개할게요! 😇
✏️ NEXT STEP: 마무리된 네 가지 초안 소개하기 ✨ |
|
|
# P.S.
이번 음파는 구독자님의 소중한 의견을 반영한 주제로 이야기를 담아봤는데요, 님의 동네에도 역사와 전통을 지닌 가게가 있는지 궁금해요. 저희는 2주 뒤에 돌아올게요 💙 |
|
|
이번호 까지만 읽고 구독해지하기
구독 정보 변경하기
Copyright (C) 2023 Brooklyn.wav. All rights reserved. |
|
|
|
|